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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예술의 거리 부흥 내건 문화플랫폼 미로센터

[시민이 문화생산 주체 … 향유 욕구 충족시키는 전환점 될듯]

예술의 거리 부흥 내건 문화플랫폼 미로센터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3/05 10:59
조회수102

 

 

 인쇄거리와 공구거리, 패션의 거리 등 여러 특화 거리가 존재한다. ‘○○거리’라 는 명칭을 내세워 저마다 도시특색을 살린 셈이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특화 거리로는 궁동 예술의 거리가 있다.


 궁동 예술의 거리는 문화도시 광주의 토대를 이룬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가 된 곳으로, 이름만큼이나 예술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들의 발자취가 남은 전시장과 맛집, 예술단체 사무실 등이 밀집돼 독특한 복합문화예술거리를 이루고 있다.


 동부경찰서부터 예술의 거리 입구까지 300m 구간에 5·18민주화운동기록관부터 중앙초등학교 후문까지 303m가 더해져 현재 열십(十)자 형태를 띄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대인예술시장, 양림동을 잇는 문화예술벨트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의 거리가 위치해 있는 궁동은 ‘활 동네’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 고려시대 광주읍성이 있던 시절 궁동은 실제로 활터였다. 활터 주변에는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는 당대 선비와 한량들이 모여 들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한량들의 풍류 장단에 따라 필방과 화랑들이 들어서게 됐다. 일제시대 때 광주읍성이 허물어지고 활터가 있던 인근, 광주법원과 동구청, 전남도청(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이 들어서고, 궁동은 관가(官家)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광주로 출장을 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곳에 들러 그림을 사가는 문화가 성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화랑과 화방·필방, 화실·공방·스튜디오, 액자·표구 판매점, 공연장 및 소극장 등 문화 관련 점포가 집중돼있어 그 상징성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예술가와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시설물 정비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러나 행사가 있는 주말에만 반짝 사람들이 모일 뿐 평일에는 거리가 한산하다. 광주시는 예술의 거리 활성화를 위해 몇년 째 각종 프로젝트를 운영해왔지만 행사가 진행될 때에만 잠깐 북적일 뿐이어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요구돼왔다.


 이런 가운데 도시재생 관점에서 문화예술플랫폼을 자처하는 ‘미로(美路)센터’가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예술활동을 통해 일상 속 숨은 문화가치를 찾아간다는 의미다.


 광주 문화예술의 원류인 예술의 거리에서 문화와 도시, 재생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국비와 시비 등 총 52억원이 투입된 미로센터는 기존 메타미술학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4층 건물과 새롭게 증축한 3층, 건물 2개동으로 전시장과 공연장, 도서관, 교육·체험 공간 등을 갖췄다.

 외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잔디마당과 야외무대가 펼쳐진다. 플리마켓과 버스킹, 소규모 음악회 등이 열리기에 적합한 공간이어서 청년들이 모이는 문화놀이터를 떠올릴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외부에 설치된 ‘동알이’(동구를 알리는 이들)였다. 광주지역 초·중·고등학생32명이 타일에 하나하나 그린 그림들을 통해 예술의 거리의 역사와 특징을 비롯해 전일빌딩과 영흥식당 등 동구의 명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건물 1층은 무등갤러리 신관과 카페, 오롯이 예술가들을 위한 예술가의 방으로 구성, 전시장이 기존 무등갤러리 전시장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연계되면서 48평에서 81평으로 확장돼 보다 규모있는 전시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2층은 소단위 교육이나 워크숍 등이 이뤄지는 미로라운지와 전문도서를 비롯해 희귀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미로책방, 앞으로 공예수업이나 다양한 미술교육이 진행될 창작방 등으로 구성됐다. 3층은 소규모 연극이나 발표회,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80여 석의 극장이 있고, 2개의 레지던시 스튜디오에서는 프랑스 거주허경애, 미국 거주 조인자, 몽골 바트댈게리 부랭바크, 러시아 알렉산드라 데멘티에바와 나탈리아 카메네츠카야씨 등이 광주를 영감삼아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4층은 워크룸과 사무실로 각각 활용 중이다. 동선이 미로처럼 얽혀있지만 건물 곳곳이 이색적으로 꾸며져 돌아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현재 광주시 동구청과 문화도시재생사업단 주체인 교육문화공동체결이 함께 문화공동체 거버넌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광주의 상징성을 예술로 표현하고자 지난해 선보인 파일럿 사업들을 이어서 진행하는 한편, 예술가와 문화기획자, 상인 등 ‘미로사용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이용이 가능한 미로센터를 활성화해나간다.


 미로센터 개관을 계기로 예술의 거리 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 권역을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문화관광 인프라를 연계·확충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상품 공동개발, 공동 프로모션 등 문화전당 권역을 광주 관광의 입문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선정된 인쇄의 거리와 미로센터 개관으로 활기를 꿈꾸는 예술의 거리 등 문화예술공간 연계 관광,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산 현장인 5·18민주광장과 전일빌딩 등 역사·인권 투어리즘 관광을 패키지로 연계해 전당권역을 관광상품화하는 방안에 적극 나선다.


 이를 통해 예술의 거리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살리는 동시에 거리에 깃들어 있는 가치를 새롭게 환기,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공공시설과 연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또 잠재적인 컬렉터층 확산과 화랑을 비롯한 개인소장자,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예술의 거리에 산재한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사람들로 북적이는 예술의 거리, 시민들이 문화생산주체가 되는 미로센터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채경 광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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