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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추억과 애환 서린 광주시민회관, 청년 창업 요람으로

[광주시민회관]

추억과 애환 서린 광주시민회관, 청년 창업 요람으로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7/03 15:06
조회수208

 

카페·꽃집·공연장 등 갖춰 지난달 개관
19개 팀 33명 창업자들 공유 사무공간도

 

 광주공원에 진입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주차장에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 서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휴식을 취하거나 걷기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이 전부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많은 차들이 놓인 이유, 바로 ‘광주시민회관’을 찾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광주의 젊은이들에게 시민회관은 이제 더 이상 낡고 흰 건물이 아니다. 청년들의 ‘핫 플레이스’로 변모하고 있다.


 1943년 광주시 제1호 공원으로 광주공원이 조성된 후, 공원 내에 1971년 시민회관이 문을 열었다. 광주공원의 푸른 녹지와 어우러진 넓은 부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대항한 시민군이 사용하던 공간으로써의 역사성, 광주시민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공간이 주는 상징성 등 1971년 건립된 시민회관은 그 자체만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1970년대 시민회관은 그야말로 문화생활의 거점이었다. 마땅한 문화예술 향유공간이 없었던 당시 시민들에게 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장소였다.


 만화영화 상영과 각종 공연이 한자리에서 이뤄짐은 물론, 예식장을 갖추고 있어 한 해에만 300여 건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치러졌다 하니 그때의 명성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광주의 첫 공공복합문화시설이었던 시민회관의 호황은 20년도 채 가지 않았다. 1991년 광주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고 1992년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1995년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모두 북구 중외공원 쪽으로 쏠렸다.


 게다가 시민회관과 인접한 옛 구동체육관 자리에 2010년 빛고을시민문화관이 문을 열자, ‘시민 없는’ 시민회관은 옛 모습 그대로 낡고 방치돼 수년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2012~2014년 광주시는 시민 문화공간으로 쓸 목적으로 국·시비 39억 원을 들여 이곳을 리모델링하고 재개관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대관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당시 시 산하 사업소만 입주해 있을 뿐 뚜렷한 활용계획을 밝히지 못하고 계속 방치해 뒀다.


 이후 시민회관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사용된 것은 바로 2018광주비엔날레였다. 아시아문화원(ACI)의 김성원 전시팀장과 프랑스 파리의 가장 혁신적인 현대미술센터인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의 장 드 루아지 관장의 협업으로 이뤄진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장소로서 활용된 것.
‘이제 오늘이 있을 것이다’란 주제로 열린 이 전시에선 프랑스, 네덜란드, 대만, 한국 등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사운드,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을 펼쳐냈다. 각종 대형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 등이 시민회관 건물 전체인 1~3층 공간 곳곳에서 펼쳐졌다. 콘크리트가 노출돼 건물 뼈대만 남은 폐허였으나, 비장함이 감도는 시민회관 건축물의 매력이 전시를 통해 극대화됐다. 전형적인 화이트큐브 전시에 익숙한 이들에겐 광주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시 공간이었다는 게 관람객들의 평가다.


 이 기회를 통해 광주시는 시민회관의 문화적인 잠재력과 가능성을 재발견했다. 이에 2018년 시민회관 세부적인 활용계획을 짜고 시민추진협의회와 청년네트워크 협의를 거쳐 본격적으로 청년창업의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바로 ‘공유재산활용 사회실험 청년창업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을 위해 광주시민은 시민회관의 50년 역사성을 지속하고 시민공간으로 회복하기 위한 전문가 그룹, 시민사회, 의회, 언론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인 ‘시민추진협의회’와 다양한 청년 실행주체가 참여하는 ‘광주시민회관 청년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협의체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 결과 지난해 광주시는 창업에 참여할 청년들을 모집했고, 식음료(F&B)를 비롯 메이커스, 문화, 미디어, 커뮤니티 등 5개 분야에 19팀 33명의 청년창업자 들을 선정, 사업화 멘토링을 열었다. 또한 혁신캠프를 열어 창업콘텐츠를 발굴하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전문멘토링을 진행한 바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말 2차 시설리모델링과 창업지원금을 지원, 지난 5월30일 개관식을 갖고 시민회관을 본격적으로 청년창업자들에게 내어줬다.

 

올해 선정돼 활동하게 된 청년 창업자들은 공동브랜드인 ‘포레스트(FoRest)971’을 자체 개발하고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면서 개관을 준비해왔다.


 ‘포레스트971’은 ‘숲’이라는 뜻의 ‘Forest’와 사람들에게 휴식을 전달한다는 뜻의 ‘For Rest’, 그리고 시민회관의 개관년도인 1971에서 ‘971’을 따 와 이름지었다. 시민들에게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숲속 같은 휴식을 주는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새롭게 문을 연 광주시민회관은 지상 1~3층 공간으로 이뤄졌다.


 1층에는 카페와 베이커리가 자리하고 있다. 커피는 ‘구동커피로스터리’, 베이커리는 광산구 하남에 1호점이 있는 ‘티라미뚜’의 2호점이 이곳에 입점해 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눈길을 끄는 커피숍 내부와 3층까지 통으로 뚫린 높은 천장과 광주공원의 숲을 이어 놓은 듯한 외부 공간은 젊은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인생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청년 메이커스 제작품 판매대, 꽃집 등 상업공간도 1층에 자리잡았다.

 2층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각종 교육과 영화상영이 가능한 교육장, 소규모 전시관으로, 3층은 청년창업자들의 공유 사무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경석 광주시 청년청소년과 주무관은 “올해 활동하는 청년창업자들은 연말에 열리는 결과 보고와 평가를 통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가량 시민회관에서 자신들의 창업의 꿈을 펼치게 된다”며 “이들은 또한 월례회의를 통해 함께 모여 의견 공유를 하며, 분야별 창업활동과 더불어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왔던 시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매주 진행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주무관은 “상반기에는 창업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통합 브랜드 개발, 협력 프로그램 등을 구축하는 전체적인 기틀을 잡았다”며 “하반기에는 선진사례 견학, 청년 창업 워크숍, ‘시민회관 역사와 세월’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시민회관이 장기적으로 광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 | 정겨울 광주매일 기자
사진 | 광주시민회관 포레스트 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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