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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배달해 드립니다

[이야기가 있는 맛집-석암돌솥밥]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배달해 드립니다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9/10 14:35
조회수129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배달해 드립니다

‘석암돌솥밥’

 

 현대는 웰빙 시대를 지나 ‘메디푸드(치료음식)’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내 몸에 꼭 맞는 음식으로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이다. 먹거리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다이어트로 영양이 부족한 사람도 있고 영양을 과다하게 섭취해 비만 인구도 많다.


 인체의 영양균형이 깨지면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자기 몸에 꼭 맞는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 열대야로 잠을 못 이뤄 몸이 허약해졌다면 한 끼 식사로 ‘건강’을 먹을 수 있는 석암돌솥밥(북구 대천로 139번길 8-1)이 최고이다.

 

원적외선과 미네랄이 풍부한 장수 곱돌로 지은 돌솥밥


 석암돌솥밥은 이름 그대로 돌솥으로 영양밥을 짓는다. 장수에서만 출토되는 곱돌은 조선 숙종 때 의금부 도사가 장수에 왔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돌이 특이해 그 위에 음식을 익혀보니 맛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돌솥을 만들어 숙종께 올렸다고 전해진다.
돌솥밥은 딱 한 사람만을 위한 밥이다. 작은 돌솥에 1인분의 쌀을 넣고 밥을 지으면 소중한 사람을 위한 밥이된다. 이 집에서는 쌀과 함께 밤, 은행, 대추, 당근, 버섯,콩 등을 넣고 오랫동안 달인 대춧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대추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몸 온도를 높여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또 돌은 식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열기가 식을 때까지 따뜻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밥을 퍼낸 다음 취향에 맞게 누룽지나 숭늉을 먹으면 속이 더 든든하다. “장수 곱돌은 유명합니다. 곱돌에서 원적외선과 미네랄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나옵니다. 게다가 전기식으로 밥을 짓는 게 아니라 주방 아주머니의 감으로 불 조절을 해서 밥을 짓습니다. 옛날 엄마들이 지은 가마솥 밥처럼 맛있습니다.”


 돌솥밥을 지을 때는 특히 불 조절이 중요하다. 밥물이 끓고, 뜸을 들일 때는 불 조절을 해야 하고, 뜸을 들이는 시간도 적당해야 고슬고슬한 밥을 지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돌솥 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정성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원하는 곳으로 맛과 영양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


 석암돌솥밥은 음식 맛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배달로도 유명하다. 배달의 장점은 자기가 원하는 장소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돌솥밥은 돌솥의 무게와 온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배달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게 장점이 되어 주문량이 많다. 특히 요즘 같이 외출이 부담스러운 시기에는 배달이 더 늘었다고 한다. 배달은 주로 가까운 북구를 중심으로 한다. 하지만 북구와 경계선에 있는 곳도
가깝거나 주문량이 많으면 배달할 수 있다.


 “저는 음식으로 승부를 내고 싶습니다. 청결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희 가게는 1995년에 누님 부부가 시작했죠. 그것을 제가(윤태호 씨) 6년 전에 이어받아서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저는 장흥 지점에서 일했습니다. 이 일을 오랫동안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하게 맛을 내는 거더라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그 맛을 일정하게 만들어야 음식 맛을 지키고 고객한테도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배달 지역을 가까운 거리로 한정 짓는 이유는 돌솥이 식기 전에 도착해야 맛있기 때문이다. 돌솥이 식어버리면 ‘갓 지은 밥’의 의미를 잃을 뿐만 아니라 고소한 누룽지도 맛을 잃어서 안 된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그의 말속에서 돌솥처럼 무겁고 단단한 주인의 맘이 엿보였다.

 

나물은 하루에 두 번 무치고 김치는 하루에 한 번 무친다


 돌솥밥은 각종 나물을 얹고 토하젓으로 비벼야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비빔밥을 돌김에 싸서 간장을 찍어 먹는 것도 별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물이 중요한데 이 집에서는 하루에 두 번 나물을 무친다. 그 이유는 나물을 무쳐두면 삼투압 현상 때문에 물이 나와 싱거워지기 때문이다. 또 나물은 온도에 민감해서 무쳐서 오래 두면 상하기 십상이다. 두 가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번거롭지만,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삶고 무치는 일을 반복한다.


 돌솥밥과 나물에는 생김치가 어울린다. 김치는 하루에 한 번 무치는데 고랭지에서 재배한 쌈 배추로 무친다. 쌈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크기가 작아 달고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해초 무침과 수육(배달할 때는 돼지고기볶음)으로 나머지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면 된다. 그 외에도 최상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 최상의 재료를 쓴다. 토하젓이나 배추김치를 담글 때도 순창에서 공수한 고춧가루를 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먹었다. 조선 시대 궁궐에서는 더위를 이겨내라는 의미에서 높은 관리들에게 쇠고기와 얼음을 내렸으나 서민들에게는 먼 음식이었다. 서민들은 쇠고기 대신 닭고기 등을 먹으며 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복달임을 했다.


 올해는 8월 15일이 말복이었다. 그렇지만 장마가 길어진 탓에 말복 이후에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몸과 마음이 허약해졌다면 기운을 얻기 위해 갓 지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석암돌솥밥을 먹거나 그 옛날 조상들이 복달임으로 먹었던 삼계탕을 먹었으면 한다. 이열치열이란 말처럼 더위에 뜨거운 음식을 먹고 땀을 쭉 빼면 몸 안의 독소와 나쁜 기운들이 빠져나갈 것 같다. 다빠져나가도 건강식을 먹었다는 만족감은 오래도록 남는집이다.

 

글 | 김해숙 소설가
사진 | 오종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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