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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알만한 이는 다 아는 명가 ‘막걸리 익는 무돌주막’

[이야기가 있는 광주 맛집]

알만한 이는 다 아는 명가 ‘막걸리 익는 무돌주막’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1/06/21 09:39
조회수57

 

 

 광주시 북구 청풍동 무등산 자락에 있는 ‘막걸리 익는 무돌주막’(이하 무돌주막)은 이제 어지간한 등산 마니아들에겐 익숙한 식당이다. 특히 군왕봉 일대를 자주 찾는 북구 주민들이나 무돌길을 좋아하는 산꾼들이라면 100퍼센트 무돌주막을 알거나 가끔은 찾는다고 보면 된다.


 밥도 팔고 술도 팔고, 고기도 팔지만 특히 이 주막이 유명한 것은 쥔장이 직접 빚는 막걸리 때문이다. 술이 좋으니 덩달아 안주로 내놓는 것들도 알려지고 결국 입소문에 명소가 된 것. 사실 이 주막은 여러 가지로 ‘히트’할만한 요소들을 갖춘 것 같다. 꽤 괜찮은 막걸리를 직접 제조해 파는 데, 여느 막걸리와 달리 맑은 것과 탁한 것 을 분리해서 판매한달지, 식당이 평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달지, 두부처럼 단순하지만 원초적 입맛의 향수를 자극하는 메뉴들이랄지, 판매하는 음식의 재료를 마을 주민들의 것을 사용하는 공생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랄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많다. 심지어는 식당 이름에 ‘주막’이라는 향수어린 단어를 쓴달지, 막걸리 브랜드에 ‘저잣거리’라는 말을 쓴 점들도 예사롭지 않다. 쥔장이 순박한 농민으로 세상 물정 모를 것으로 보이지만 나름은 꽤나 고심한 결과들이 모두 무돌주막 안에 녹아있다.

맑은 윗국과 탁한 아랫국 분리 판매


 일단 막걸리는 유명하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빚는 술이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마을에서 재배한 믿을 만한 재료를 쓰고, 너무 달지 않게 인공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더했다. 일단 막걸리 맛이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것들보다 당도가 낮고 맛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또 일반 막걸리들과 달리 같은 술을 맑은 것과 탁한 것 두가지로 생산한다. 술은 같은 술인데 숙성과정에서 위에 뜬 맑은 것은 맑은 것 대로, 아래 가라앉은 탁한 것은 탁한 것 대로 분리해서 판매한다. 젊은이들이 맑은 윗국을 선호하는 데서 착안한 판매법. 실제로 판매량은 7대 3으로 맑은 것이 많이 나간단다. 마셔보면 무돌막걸리는 두 가지다. 대체로 당도가 낮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고 뒷끝이 좋은 데, 입넘김이 부드러운 맑은 것에 손이 더 간다.


 고객은 대부분 등산객들인데 요즘엔 가족단위 손님도 크게 늘었다. 아예 막걸리만 사가는 이들도 많다. 막걸리 인기가 높다보니 최근 인근 농협 로컬푸드에도 납품하고있다. ‘주당’들의 방문도 잦은 터라 이곳까지 대리운전기사들도 온단다. 문형권 대표(59)가 막걸리를 제조한 것은 사연이 있다. 평생 농사만 지어 먹고 살아온 문 씨는 쌀농사만으로는 소득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눈여겨보니 바로 집앞에 있는 군왕봉에 등산객들이 바글거리더라는 것. “저거다. 저 사람들을 이곳으로 유인해서 뭔가 팔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집마다 가용주 정도는 담궈 먹었고 물맑고 공기좋은 동네임에 착안막걸리를 만들어 팔아보자는 데로 생각을 모았다. 농업기술센터 전통주 교육을 받고 곧바로 직접 띄운 메주와 재배한 쌀로 꼬두밥을 만들어 술을 빚었고 주말이면 하우스에서 시범판매를 해봤다. 반응은 뜨거웠다. 용기를
얻은 문 씨는 2009년 아예 농민주 면허까지 받아 본격판매를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 씨는 농사일 때문에 주중엔 식당문을 열지 않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연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뜻도 있다. 이런 정신은 식당 운영에 필요한 여러 재료들을 조달하는 데서 실천하고 있다. 막걸리 빚는 데 필요한 찹쌀과 멥쌀은 모두 마을 주민들로부터 조달한다. 믿고 쓸 수 있는 친환경제품들이기도 하다. 또 이 집의 대표 술안주 메뉴이기도 한 두부도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두부공장에서 받아 쓴다. 100% 국산 콩만 사용하는 지 알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손님들도 좋아한다.


 식당이 잘되고 손님들이 많이 찾을수록 마을 주민들과 이익을 나누고 함께 잘 살고싶다는 문씨의 평소 소신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음식점의 대표 메뉴가 하나 또 있다. 짚불구이 오겹살이다. 식당을 찾는 모든 손님이 막걸리와 함께 빼놓지 않고 시키는 단골메뉴. 흔한 짚이지만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면 독특한 향이 베어 입맛을 돋우는 점을 알아내 활용했다. 고기가 얇으면 금방 식고 맛도 떨어져 두꺼운 오겹살을 쓰는데 짚불로 초벌구이 후 식탁에서 손님들이 2차로 구워먹는다. 일품이다. 쥔장이 직접 재배한 야채에 싸먹는 고기맛은 막걸리와 찰지게 어울린다.


 날마다 막걸리가 익고 있는 무돌주막의 술향기 따라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무돌길이 자리를 잡은 데다 무등산이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잇따라 지정되면서 무돌주막도 상종가다. 최근엔 청풍동이 ‘GEO빌리지’로 지정되고 식당은 ‘GEO푸드 파트너’가 되면서 홍보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오파트너는 무등지오파크가 주변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주변 가게들과 협력하는 사업의 하나다.


 문형권 대표는 “나는 전문 장사꾼이 아닌 농민이어서 앞으로도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막걸리를 만들겠다”며 “무등산을 찾는 시민들이 편하게 들러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무돌막걸리를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옥열 자유기고가

 


광주광역시 admin@gwa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