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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도심속 원시림 제1수원지 위 편백숲

[빛고을 한바꾸]

도심속 원시림 제1수원지 위 편백숲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1/06/21 13:19
조회수76

 

 

음이온 가득한 울창한 삼림 시민들 즐겨 찾아
두꺼비 산란지,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공간

 

 며칠째 하늘이 부옇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먼지의 습격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맑은 하늘을 대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 다시 생각합니다. 동네의 아파트 단지가 흐려 보일 정도의 미세먼지는 철을 가리지 않고 찾아와 시민들의 삶터의 숨구멍들을 닫아걸게 합니
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안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도 통기를 못하고 잠시 터놓은 창문을 다시 닫습니다.


 비라도 조금 내려주면 괜찮아 지려나 자꾸 먹먹한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럴 땐 숲을 찾아 나섭니다. 이 도시에는 허파꽈리 가득 신선한 기운으로 답답한 숨길을 열어줄 숲이 많아 다행입니다. 광주의 첫 수원지, 1920년 5월 30일 통수식 무등산 증심사 쪽으로 오르는 길목, 버스 종점에서 무등산국립공원 출입문 바로 못 미쳐 왼편 좁은 길을 따라 가면 오르막 산길을 만납니다.


 장원봉으로 가는 길을 접고, 바람재와 장군봉 쪽으로 작은 날등을 넘습니다. 몇 걸음 못가 물이 빠진 저수지가 무등산 자락을 담아반깁니다. 저수지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저수지는 광주의 첫 수원지입니다. 제1수원지. 1920년 광주에 만들어진 이 수원지는, 광주 시내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17년 착공돼 3년간의 공사를 통해 저수지를 만들게 됩니다. 증심사 계곡의 맑은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시설인 제1수원지의 축조는 근대적인 수도공급시설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물을 내려 보내는 통수식 때에는 광주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합니다. 1920년 5월 30일의 통수식광경을 소개한 『매일신보』의 기사에 그때의 풍경이 생생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광주 상수도 공사를 금월 이십일에 준공하고, 동 삼십일을 점하여 수도 통수식을 거행하는데, 그날은 오전 7시부터 구경꾼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더니 열시가 못되어서 수만 구경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백색 포장 위로 만국기는 맑은 하늘을 가리고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공전절후한 일대 장관이었다. 이날 광주내가 가게 문을 많이 닫고 철시가 되다시피 했다. 정오에 통수식을 거행한 후에 오후 두시부터 광주에 주둔한 일본군 수비대의 씨름 경기가 있었다. 그리고 조선인과 일본인들은 마라톤 경주를 시작하니 용사들은 활발한 기상으로 나는 듯이 경주를 하여 일·이등의 상품을 수여하고, 마침 오후 네 시경에 비가 와서 자연히 폐회가 되었다.>


 당시의 통수식은 광주에 거주하는 조선인이나 일본인이 모두 참여했고, 광주의 행사로 거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물은 애초의 구상처럼 대부분 당시 광주 시내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에게 주로 공급되었습니다.

 

새끼두꺼비 산란지, 중요한 생태 통로


 수원지 위쪽으로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일부러 이 숲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숲과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치유의 힘이 충만한 이곳의 기운을 만끽하고 간다합니다. 이곳 제1수원지는 물까치 등 천적을 피해 숲으로 간두꺼비들이 다시 물로 내려와 산란을 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제1수원지는 증심사천에서의 물 유입이 중단되어 저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무등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들어와 오염원 등이 없고, 오래도록 습지 환경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두꺼비들의 집단 산란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밟히게 될 부화된 작고 어린 새끼 두꺼비들이, 5월 중순 무렵에는 서식지인 숲속으로 본격적인 이동을 시작합니다. 3월에서 4월에 걸쳐 알에서 깨어난 새끼두꺼비들 수천만 마리가 물에서 숲으로 대이동을 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이 숲길에서 만나게 되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친절하게 이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표지판이 길목 초입에 서 있습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새끼두꺼비들이 탐방객의 발길에 밟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두꺼비 이동로 조성, 출입통제시설 및 무인계도시스템 설치 등 두꺼비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편백나무 향기에 깊게 취하다

 탐방로 오솔길을 따라 편백과 삼나무 울창한 숲에 듭니다. 원시림에 가까운 이곳 숲은 들기만 해도 편안함을 줘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이곳 삼나무숲과 편백숲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수원 보호와 경관 유지를 위해 식재한 것입니다. 서늘한 숲에 햇빛이 스며들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줍니다. 형언하기 어려운 오묘한 숲의 향기에 후우 깊게 숨을 쉬어봅니다.


 공기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은 노화방지, 면역력증강, 기억력과 집중력 개선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물질이라 합니다. 탁한 숨을 내려놓고, 나무들이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내놓은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기운을 채워 갑니다. 나무와 인간이 함께 나누어 쉬는 호흡 속에서 다시 한 번 더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었음을 생각합니다. 온몸을 열어 자연에 온전히 자신을 맡긴이들이, 그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오래 오래 깃들었다 갑니다.

 

글·사진 김경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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