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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닭요리는 최고 ‘궁전관’

[이야기가 있는 광주 맛집]

닭요리는 최고 ‘궁전관’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1/07/12 13:44
조회수87

 

 

약재 듬뿍 넣은 옻닭, 전통방식 닭볶음 별미
남다른 음식 솜씨로 김치축제 수상 … 백년가게 지정도 

 

 흔하디 흔한 게 닭요리다. 닭요리집은 참 많다. 소문난 닭요리 전문 식당도 많다. 그만큼 닭요리가 일반 사람들과 친한 음식이고, 즐기는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추억 가득한 식재료가 닭이고 정감있는, 추억이 깃든 음식이 닭요리다. 30대 이하 정도면 닭백숙이니 옻닭이니, 닭도리탕이니 하는 것 보다 튀겨 먹는 ‘치킨’요리가 대명사이겠지만….


 널리 알려진 음식일수록 어지간 해선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서 식당이 많고, 그러다보니 무림의 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니 말이다. 고수들이 정말 많은 분야 또한 닭요리다. 제봉산 자락인 광주시 광산구 원산동에 자리한 궁전관은 닭요리로는 한 가락 하는 곳이다. 40년 째 닭요리만 하고 있는 진태년 씨(83)가 고수 중 고수이기 때문이다. 근동에서는 모르는 이 없을 정도이고 지난 해엔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고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로도 지정됐다. 궁전관은 닭과 오리를 재료로 한 음식들이 전공분야인데 특히 옻닭과 닭볶음이 유명하다.


 궁전관이 이곳에 문을 연 사연이 좀 남다르다. 식당이 있는 이곳 원산동은 과거 1970~80년대만 해도 알아주는 ‘식당가’였다. 당시는 결혼식 후 피로연을 하거나 회갑잔치를 할라치면 이렇다하게 갈 곳이 없어 증심사입구나 산장주변 등을 찾던 시절이었다. 메뉴는 주로 닭백숙이나 닭볶음. 그런 식당들이 모인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곳 원산동이었다. 마침 주변에 포충사라는 괜찮은 관광지가 있다 보니 결혼식 피로연이나 회갑잔치 단골 식당들이 즐비했다.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는 게 주민들의 증언이다. 지금도 그런 식당이 꽤 남아있고 궁전관도 그런곳 중 하나다.

 


 진태년 씨가 이곳에 음식점을 낸 것은 1979년. 현 궁전관 자리는 아니지만 같은 동네에 ‘영풍정’이라는 식당을 열어 장사를 시작했다. 돈을 벌어 1997년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가게 이름도 궁전관으로 바꿨다. 진 씨는 어떻게 식당을 하게 됐을까? 시댁이 양동에서 제법 큰 여관을 운영하면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진씨에게 시련이 닥쳤다.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건물을 신축하던 시댁이 부도를 내면서 거리에 나앉게 된 것.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진 씨 가족이 찾아든 곳이 바로 이곳 원산동이었다. 진 씨는 “가진 재주는 음식을 좀 할 줄 안다는 것이어서 아는 이 하나 없는 이곳에 들어와 식당을 했다”며 “그때는 마을 전체에 식당이 많고 상당히 호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영광출신인 진 씨는 친정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물려받은 데다 시어머니도 요리를 곧잘 해 배운 덕에 음식에 자신있었다. 여관하던 시절 음식만드는 일을 도맡았을 정도였다. 그런 실력을 살려 음식점에 도전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1994년 제1회 광주김치축제 김치왕 선발대회가 열렸을 때 구청 추천으로 광산구 대표로 출전한 진태년 씨가 우수상을 받은 것이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당시진 씨는 고향인 법성포서 어려서 먹던 기억을 되살려 말린 새우를 갈아넣은 김치로 우수상을 거머쥐었고 유명세를 탔다.

 

 식당은 잘됐다. 일하는 종업원을 두고 해도 밀려드는 손님들을 다 받기 버거웠던 시절도 있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옻닭인데 도라지와 더덕, 오가피, 은행, 밤, 대추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끓인 맛의 조합이 별미다. 과거에는 닭도 직접 키워서 사용했으니 인기가 더있었을 법하다. 지금은 닭을 키우는 게 쉽지 않아 성계를 가져다 일정기간 먹여 사용한다. 바로 사육장에서 가져다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옻닭을 할 때는 직접닭을 잡아 육회도 내는 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코로나로 인해 단체손님이 많이 줄긴 했지만 궁전관의 닭요리맛을 아는 중년들의 단체예약이 꾸준하다.


 닭볶음, 일명 닭도리탕도 일품이다. 이곳의 닭볶음이 유명한 것은 흔히 일반식당에서 하는 것처럼 고추장을 사용해 색과 간을 맞추는 방식이 아닌 간장을 사용하는 전통방식이기 때문이다. 간장을 기본으로 간한 뒤 물엿등을 넣고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진 씨가 어려서 배운 뒤 40년간 고수해온 방식이다. 식당 경영은 이제 아들인 배재현(53) 씨와 함께 한다. 2010년부터 식당 경영에 참여한 배 씨는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진 씨는 음식을 도맡고 있다. 아들 배 씨는 “그 동안 어머니의 음식 솜씨 하나로 오늘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도 그 맛을 유지하면서 식당을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배 씨는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여러 가지 향후 운영방식 등을 고민했는데, 주 고객이 어른들인 만큼 앞으로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닭볶음을 홍보하고 닭튀김 등을 추가한 코스요리도 강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팔순이지만 아직도 아픈 데 하나 없이 건강한 진태년씨와 그의 아들이 하는 부탁은 단 하나. “미리 예약만 하고 오세요. 맛나게 만들어드릴텐게~”. 생닭을 사용하니 미리 예약해달라는 이야기다. 여름 보양식 옻닭 드시고 건강한 여름 나기를 추천해 본다.

 

글·사진 김지훈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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