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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한바꾸

옛 사람들의 뜨거운 숨결 고스란히

[추석 연휴를 위한 추천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옛 사람들의 뜨거운 숨결 고스란히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1/09/13 09:33
조회수43

 

 

 중외공원 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위쪽에,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입구 정면 벽에 청동 부조물인 ‘고싸움 놀이’가 반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3호인 고싸움놀이는 남도의 공동체 문화를 대변해 보여주는 중요한 민속놀이다. 기획전시회와 상설전시로 광주의 자긍심 북돋아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열린 기획전시는 ‘광주천 대추여울(棗灘)의 시간’이다.


 전시장엔 시민들에겐 너무나 친숙한 광주천을 다시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해주는 다양한 이야기꺼리들이 가득했다. 무등산 용추계곡 발원지에서부터 흘러나와 광주의 중심부를 꿰고 흘러가고 있는 광주천. 이 천을 따라 터를 이룬 광주의 시린 역사도 흐르고 있음을 다시 곰곰 생각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현대극장 앞 광주천의 옛 사진엔 징검다리를 건너는 풍경이 정겨웠다. 발산마을 숙소를 건너다니던 뽕뽕다리에도 임동 방직공장을 다니던 누이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조탄(棗灘), 풀어보면 대추여울 광주천은 무등산의 생명의 기운을 실어와 답답한 삶터에 퍼다 주는 이 도시의 큰 생태축이었고 역사의 큰 물꼬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무심했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해마다 2차례 이상 지역의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주제의 기획전시는, 관심 있는 어린이들과 시민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30여 년 동안 광주시립민속박물관으로 불러 오다가 2020년 ‘광주역사민속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곳은, 실내에 마련된 상설전시실과 야외 전시도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호남가’에 담긴 남도의 자연부터 충장로, 금남로, 근대 역사까지 1층 상설전시 공간에는 남도의 유적, 유물, 향토문화의 가치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전라도의 속살도 느낄수 있다. “함평 천지 늙은 몸이”로 시작되는 단가 ‘호남가’에 담긴 전라도의 자긍심이 당당함으로 다가선다. 남도민속실은 남도의 자연과 농업과 집과 시장과 예술이 전시실을 채워주고 있다면, 2층 광주근대역사실은 광주의 역사와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 전시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광주읍성과 일제강점기의 충장로, 해방 후 광주정신의 탯자리가 된 금남로에서는 면면한 역사 속 광주를 재조명하고 있었다. 역사의 격동기에 큰 물줄기를 바꾸는 방향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던 광주에 대한 전시공간이 없었는데, 아쉬우나마 이 공간이 시민들의 바람에 부응해 그 진면목을 열어주는 곳이라 할 수 있을것 같다.


 박물관 추천 유물과 더 특별한 야외 전시물들 분청사기 전라도명 항아리, 강진 김해김씨가 상여, 정지장군 갑옷, 어고방목,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 등 박물관에서 추천하는 유물로 꼽는 다섯 가지도 놓치고 가면 후회 할 것 같다. 그 중 섬세한 상여의 장식물이 돋보인 강진 김해김씨가의 상여는 남도인의 예술감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가는 발길을 붙잡는다.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 제4호인 이 상여는 이승을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어떻게 전별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더 애틋했는지 모른다. 웅장하고 화려하기까지 한 상여한 채가 남도의 전통 생사관을 반영한 것이라 더 특별해 보였다. 상여의 아름다움은 지상에서의 마지막 의례를 더욱 숭고하고 엄숙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박물관의 22,000여 평의 야외전시장은, 100여점의 민속자료와 시설물이 조성되어 있다. 맷돌, 확독, 연자방아 등 생활도구와 벅수, 입석, 장승,
조탑, 동자석, 문인석, 부도, 그리고 광주시 문화재인 십신사지 석불과 석비가 산책길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소중한 문화재를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매일 산책을 나온 시민들도 유물들 곁에 쉬며 한참을 눈맞춤하다가 갔다.

 


 박물관 입구 쪽 커다란 석장승은 나주시 다도면 운흥사 입구에 있는 석장승을 복제한 것. 탕건을 쓰고 툭 튀어나온 눈에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담고 있다.

 

 인근 시립미술관, 9월부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열려 박물관은 교육행사 프로그램으로 박물관대학, 토요문화교실, 다양한 세시행사와 함께 분관인 무등산분청사기 전시실에서 ‘덤벙첨벙 분청교실’ 체험행사도 연다. 이웃한 광주시립미술관에서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다. 팬데믹을 견디며 코로나 우울시대를 살아내는 우리,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광주 모두를 치유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농업시대 산업시대를 건너 지금은 AI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이 땅 광주에서 살았던 이들이 남긴 자취들이 면면하게 잇대어져 바로 지금까지 우리는 그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 왔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도 그 정체성을 이야기 한다. 이 가을,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광주가 가진 역사와 민속도 챙겨보고 시립미술관의 전통을 바탕으로 구현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도 보면서 일석삼조의 값진 나들이를 해보면 어쩔까싶다. 몇 밤만 지나면 금방 한가위가 올 것이다. 바람은 날마다 선선해지고, 하늘은 무장무장 푸르러지고 높아만 간다.

 

글·사진 김경일 시인

 


광주광역시 admin@gwa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