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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앞은 보이지 않지만, 세상 볼 수 있어요”

[시각장애인 사진 동호회 ‘상상클럽’ 송상훈 회장]

“앞은 보이지 않지만, 세상 볼 수 있어요”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4/03 09:06
조회수166

 

 

시각장애인 사진 동호회 ‘상상클럽’ 송상훈 회장

“앞은 보이지 않지만, 세상 볼 수 있어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분홍으로 흩날리는 벚꽃 하늘을, 돋아나는 초록 잎의 설렘을. 뜨거운 하루를 품고 지평선 멀리 떨어지는 석양을,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어쩌면 ‘가진 게 없을 때 더 밝게 보게 되는’ 영화 같은 순간이 우리에게도 있다.

 

‘상상하며’ 찍은 사진에 담긴 행복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 ‘상상클럽’은 사진을 ‘상상하며’ 찍는다. 2015년 부터 활동을 시작해 현재 25여명의 시각장애인과 이들을 도와주는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상상클럽 회장 송상훈 씨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하나씩 설명해주는 풍경을 듣고 상상하여 사진을 찍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찍은 사진에는 봄의 싱그러움, 여름의 상쾌함, 가을의 처연함과 겨울의 그리움이 행복하게 담겨 있습니다. 비장애인 사진과 다를 바 없죠.”


 상상클럽 회원 연령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회원들은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1회씩 광주, 전남 인근 지역으로 출사를 나간다. 전주 한옥마을, 진도 팽목항도 다녀왔고 광주·전남 인근 명소를 찾아 상상클럽 회원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기억한다.


 특히 작년에는 독도 탐방을 다녀왔는데 좋은 기회로 독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좁은 길을 올라 정상에서 사진 찍을 때 감격스러웠습니다.” 상상클럽 회원들 옆에는 이렇게 손잡고 세상을 같이 바라봐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재능기부 등 사회봉사활동도 꾸준히

 “항상 받기만 하는 것이 죄송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했다는 상상클럽 회원들은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작년에는 노인주간보호센터, 남구장애인협회 등을 찾았다. 안마 봉사와 더불어 어르신들을 위한 장수 사진 찍어 주는 활동도 하면서 상상클럽 회원들은 더넓은 세상을 보게 됐다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시각장애인들도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힘들만큼 큰 행복입니다”라는 송상훈 씨. 상상클럽은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상상클럽은 매년 사진전시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광주광역시청 시민의 숲, 상무역, 화정2동 주민센터 U갤러리, 무등 도서관 등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올 해는 ‘행복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여수, 순천 등 근교 뿐 아니라 회원들의 고향을 찾아가는 출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고향을 사진으로 기억하는 활동이 시각장애 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줍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기억하는 행위. 때문에 시각장애인에게 사진은 더 각별하다.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그때 순간을 공유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송상훈 회장. 더불어 상상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셔터를 누른다.

​글 | 최지희 전대신문 편집위원
사진 | 오종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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