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광주사람들

“고려인 온전히 이해하고 포용하는 장 됐으면 …”

[전국적 관심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 김병학 관장]

“고려인 온전히 이해하고 포용하는 장 됐으면 …”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1/09/13 10:15
조회수38

 

 

 지난 5월 고려인마을로 유명한 광주시 광산구 월곡2동에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어디에도 없
는 곳으로 가난과 억압의 타국생활을 이기고 우리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온 고려인들의 삶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전시관이다. 이 전시관이 개관 3개월 여 만에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엔 광복 76년을 맞아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홍범도 장군과 관련된 유물 전시회를 열어 특히 주목을 끌었다. 폭염과 코로나19 속에서도 관람객들이 잇따르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을 오늘에 있게 한 주인공이 바로 김병학 관장(57)이다. 김 관장은 이 전시관에 있는 고려인 관련 각종 유물 1만2천여 점을 카자흐스탄 등 현지에서 직접 수집해 들여왔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각종 기획전을 잇따라 열고 있다. 이 자료들은 국내는 물론 고려인들이 활동한 중앙아시아 현지에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 희귀 자료들이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려인들의 항일운동 및 문화활동 등의 자료 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23점은 지난 해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관장은 지난 1992년 민간한글학교 교사로 카자흐스탄에 첫발을 내디딘 뒤 재소 고려인 사회의 모국어 신문인 ‘고려일보’의 기자와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센터 소장을 지냈다. 저서로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 가 있고, ‘모쁘르 마을에 대한 추억’ 등 다수의 번역서를 냈다. 카자흐스탄 문학을 국내에 소개해 온 공로로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던 당시 고려인 관련 자료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수집했으며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자비를 들여 구입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김 관장은 25년간의 카자흐스탄 생활을 마치고 그간 모은 자료를 가지고 2016년 귀국했고, 마침 고려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월곡2동 고려인마을과 인연을 맺어 그곳에 전시관을 열게 된 것. 전시관은 광산구청의 지원으로 지난 5월 개관했고 개관 기념 특별전으로 ‘고려사범대 개교90주년전’을 열기도 했다. 김 관장은 전시관 개관 후 반응에 대해 “무엇보다 전시관 개관 이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주신 점에 놀랐다”며 “학자나 연구자, 시민단체 등 평소 관심있던 분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잊고 있었던 고려인과 그 문화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홍범도 장군 관련 유물 특별전에 대한 관심도 그런 차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홍범도장군 특별전에는 1951년 홍범도 장군 묘역 단장 당시 찍은 희귀사진 원본 등 20여 점이 전시됐다.


 김병학 관장은 또 “우리가 흔히 고려인 동포들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정도로 알지만 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인의 진면목을 보이며 문화적 성취와 성공을 거둔 이들”이라며 “전시관이 우리의 편견을 깨고 그들의 항일행적, 문화활동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관장은 하반기에 ‘구 소련내 민간한글학교 30주년 기념전’과 내년 ‘고려극장 설립90돌 기념전’ 등 다양한 전시를 준비중이다.


 김병학 관장은 끝으로 “전시관에 와서 그들의 숨결을 느끼고 유랑의 삶을 살다 돌아온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안아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항상 문이 열려 있으니 많이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훈 자유기고가

 


광주광역시 admin@gwa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