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광주사람들

“농인들에게 코로나 정보 소외 막아 큰 보람”

[광주광역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 수어통역사 김/지/영씨]

“농인들에게 코로나 정보 소외 막아 큰 보람”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8/19 15:27
조회수175

 

 

 의료진과 행정 인력 외에도 코로나19 감염사태 속에 매일 조용한 전쟁을 치르는 인물이 있다. ‘수어’만이 유일한 대화수단인 2천 여 명의 광주지역 조기청력상실 청각장애인들에겐 희망이자 천사같은 존재인 사람, 수어통역사 김지영 씨(39)다.


 광주광역시 코로나19 정례브리핑 수어통역 담당 김지영 씨는 코로나가 확산일로에 있던 지난 3월부터 광주시의 정례브리핑 통역을 맡
고 있다. 특히 광주가 2차 확산세에 접어든 6월 이후 그는 매일 브리핑 수어통역을 하며 의료진 못지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시장이나 행정부시장, 복지건강국장 등이 브리핑을 하면 그 내용을 수어로 농인들에게 전달하는 게 그의 임무. 정보습득에 한계가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 확진자 동선과 위험장소, 주의 사항 등을 알려주는 유일한 창구가 바로 수어 통역이고 그 일을 매일 하고 있다.


 “그 분들은 제 통역이 없으면 감염정보 등을 알 수 가 없습니다. 농인들에게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제 사명이고, 한 분이라도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게 보람입니다” 매일 통역에 임하는 그의 각오다.


 엄청난 정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질문과 답변을 사전 준비없이 실시간으로 수어통역해야하는 김씨의 일은 그래서 긴장의 연속이다. 새로운 용어나 정보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계속 뉴스를 챙기며 흐름을 파악하고 농인들과 만나 원활한 통역방법 등을 대화하는 등 공부도 해야하기 때문이다. 매일 브리핑 통역 후엔 텔레비전을 보고 더 정확한 내용을 알려는 농인들의 개별 질문에도 일일이 답하는 등 청각장애인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맹렬 통역사다.


 김 씨는 수어통역 17년차의 베테랑. 광주에 현재 200여명의 수어통역사가 있지만 그 만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도 드물다. 호남대 재학시절 우연히 만난 한 농인 학생이 강의내용을 알지 못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다가 수어를 배운 게 시작이었다. 그 농인 학생에게 수업내용을 통역해 주는 대신 수어를 배우고 틈틈이 익히다가 아예 서울에 가서 강의까지 들어 대학 4학년 때인 2003년 수어통역사 자격증을 땄다. 졸업 후 광주시수어통역센터에 취직 해 통역일을 하다가 2016년도에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지금은 광주시 브리핑 통역 외에 매주 3일씩 광주KBS뉴스 수어통역사로도 일하고 있고, 광주고등법원과 지법, 지방검찰청 수어통역사까지 맡고 있어 거의 쉴 틈이 없이 분주하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조선대 대학원에서 특수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이자 특수교육학과 학부 수어강사, 두 아이의 엄마로 1인다역의 삶을 살고 있어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그는 늘 공부하고 농인들과의 교류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코로나19’처럼 어렵고 새로운 용어 통역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를 잘 표현하기 위해 늘 연구하고 동료 통역사들, 농인들과 협의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그의 답변. 원활한 전달이 생명인만큼 농인들과 접촉하며 그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우한폐렴’이 ‘코로나19’가 되는 과정에서처럼 새 현상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절한 표현방법을 찾아 고쳐간다고 한다. 최근엔 국립국어원의 ‘새수어모임’이 발족해 사회적이슈 표현을 통일화하기도 한다.


 “일반인에겐 보통 제2의 언어가 영어 등이겠지만 제게수어다”는 김씨는 가끔은 수어가 마치 자신의 모국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일반 대화중에도 수어동작이 나오기 일쑤고 다섯 살짜리 아이도 간혹 수어를 따라할 정도로 많이 쓰는 절대적인 언어가 됐다. 그렇지만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수어를 더 익히고 농인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은 더 커지고 있다. 수어통역사를 업으로 삼은 만큼 농인들과 더욱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들려고 늘 노력한다. 농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오래 살다보니 아직도 자다가 농인들의 연락을 받고 경찰서나 병원으로 불려가는 봉사를 기꺼이 하고 있다니 그의 열정에 놀랍고 천직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통역사로서의 바람은 없을까. “광주에도 수어교육센터가 생겨 더 많은 사람들이 수어를 쉽게 배웠으면 합니다.


 아울러 부산이나 다른 도시처럼 공공기관이나 병원 등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어 농인들이 일반인들과 똑같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김지영 수어통역사의 바람이 현실화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김영진 자유기고가

 


광주광역시 admin@gwa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