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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광주

“한 잔 술로도 푸짐한 영원한 우리 명절 설이어라”

[광주의 설 풍경]

“한 잔 술로도 푸짐한 영원한 우리 명절 설이어라”

작성자광주속삭임
작성일시2020/02/03 14:19
조회수413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설날 아침에_김종길>

 

 

 설날 아침, 이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그날을 맞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이 각박하고 악다구니같은 세상,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 앞에서도 고마움과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다면. 그러나 또 바꾸어 맘 먹으면, 세상은 또 살 만 한 곳. 매운 추위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땅을 뚫고 올라와 꽃 피우는 들풀같은 게 우리 서민의 삶 아닌가?


 설을 앞둔 빛고을 시민들의 표정은 그래도 밝았다. 저자거리 두리번거리며 아들딸, 손자손녀 생각하며 맛난 음식과 설빔을 고르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의 손길 끝은 한없이 따뜻했다. 한 되 가래떡이지만 온 가족 둘러앉아 먹을 설날 아침을 생각하매 웃음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다.


 앞에 놓인 삶의 무게는 버겁고 헤쳐가야 할 길이 비록 멀어도, 가족의 평안과 앞날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는 2020년 경자년 빛고을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새해는 그렇게 다가왔다.

​글·사진 | 오종찬 사진작가




광주광역시 admin@gwa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