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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맛의 추억을
이어갑니다

광주 도리깨마당 2023.01
이슬하 작가
사진 오종찬 작가
광주속삭임 1월 제61호 발췌
맛의 추억을 이어갑니다
노하우 배워 ‘원조의 맛’ 만들어내는 젊은 부부의 도전
공간 특성 살린 리모델링, 사계절 메뉴 출시로 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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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음식을 떠올렸을 때, 고민 없이 갈 수 있는 맛집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뿌듯한 일이다. 배의 허기를 달랠뿐더러 기분까지 좋게 채워주니 괜히 부자가 된 느낌도 든다. 주인이 오래오래 장사했으면, 가게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싶어 나이든 주인의 건강을 염려하기도 한다. 때론 직접 나서 가게의 수명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동구 법원 근처 골목 여름 한 철만 장사하던 도리깨마당이 그런 경우다.

특명, 원조의 맛을 이어갈 것

1999년 처음 문을 연 도리깨마당은 맷돌을 갈아 콩물을 만들고, 직접 캔 쑥을 섞어 반죽한 면을 넣은 맷돌 콩물국수를 팔았다. 주인 할머니의 기막힌 손맛 덕분에 동네 주민은 물론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래된 단골이라고 소개하는 지인은 1년 중 여름에만 만날 수 있어 더 애틋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유지되어왔는데, 주인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될 위기가 찾아왔다. 그때 동네 주민 한 분이 서울에서 라멘을 만들던 아들 부부를 광주로 불렀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싶은 맷돌 콩물국수 맛을 아들이 이어가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젊은 부부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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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여년 전 20대 젊은 부부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문익준(33) 씨와 김선아(32) 씨는 광주에서 콩물국수 맛의 대가로 거듭나고픈 목표가 생겼다. 19년간 이어온 원조의 손맛을 배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좋은 재료를 쓰는 것부터 물을 조절하고 콩을 삶는 것, 쑥 면을 만드는 것 등에서 '감'을 배워야만 했다. 요리를 전공한 문익준 씨지만 '계량화되지 않은 손맛'은 전혀 다른 영역이었다. 1년간 열심히 배웠고, 처음 2년 부부의 힘으로만 가게를 운영할 땐 단골손님들의 도움도 받았다. 끊임없이 소통하며 밤낮없이 고군분투했다. 점차 단골손님들께 그들이 기억하는 맛을 보여줄 수 있게 됐고 주인이 바뀌면 맛이 변한다는 걱정도 사그라들었다

변하지 않거나 변하거나

부부의 소망대로 '변하지 않은 맛'을 자랑하는 가게로 인정도 받았다.원조의 맛에 가까워 지면서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싶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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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이는 서까래는 원래 있던 것으로 자세히 보면 건물이 지어진 연도가 새겨져 있다"

"원래 있던 자개장은 문짝을 뜯어 벽 장식으로, 자개 서랍은 계산대로 활용하기도 했다"

"손님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입식 테이블로 바꾸고 주방에는 화구 추가와 위생관리를 위해 시설 현대화를 했으나, 가게 곳곳에서 오래된 공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

"바뀐 인테리어를 보며 예전의 가게 모습을 떠올리고 반가워하는 손님들을 볼 때면 뿌듯하다"
추억을 간직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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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메뉴와 가게 영업 기간

변화는 메뉴와 가게 영업 기간에서도 생겼다. 동계 기간 한정 메뉴인 팥칼국수와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는 닭칼국수, 바지락칼국수, 장칼국수 등을 선보인것. 다양해진 국수 메뉴로 1년 내내 문 여는 집이 됐다. 광주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닭칼국수와 장칼국수로 도리깨마당만의 새로운 맛을 만들었다. 대중적인 팥칼국수와 바지락칼국수에도 도리깨마당만의 맛을 내기 위해 세심하게 고민했다. 새로운 메뉴들이 처음부터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대와 다른 손님들 반응에 놀랄 때도 있었지만 손님들의 의견을 받아 개선해 지금의 맛을 낼 수 있었다.

단가 차이가 큼에도 오로지 국산 팥만을 사용하는 팥칼국수는 겨울철 필수메뉴. 좋은 팥으로 정성을 다해 그런지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담백하고, 바지락칼국수는 바지락의 시원한 맛을 기본으로 동죽과 미역을 푸짐하게 넣어 풍미가 깊다. 닭칼국수는 닭곰탕보다 훨씬 진한 맛이 특징인데, 진하지만 개운해서 수저질이 쉴 틈을 안 준다. 육수 머금은 닭고기를 찍었을 때 잘 어우러지도록 만든 양념장도 입맛 살리는 데 한몫한다. 얼큰 칼칼한 장칼국수도 매력있다. 멸치, 다시마로 낸 육수는 깊은 감칠맛을 내고 특제 고추장 소스는 얼큰하지만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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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준 씨는 "맛있는 음식을 잘 만들고, 적당한 가격에 만족스러운 배부름을 주는 가게"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여기에 아내 김선아 씨는 "손님과 소통하는 것이 좋다"며 "주인이 손님을 알아보고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맛도 맛이지만 이 공간에서 손님들과의 정을 잇고 추억을 만들고 싶은 것. 이들 부부의 바람처럼 오래도록 함께 추억할 수 있는 맛집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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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마당

  • 11:00~16:00(동계), 월 휴무
  • 062-224-6370
  • 동구 필문대로191번길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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