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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에서 시작된 문학의 물결, 세계를 감동시키다.
- 역사를 품은 문학의 빛, 한강 작가가 이야기하는 오월 광주에 대하여
한강 작가와 ‘소년이 온다’, 그리고 광주
1970년 겨울. 광주 중흥동의 기찻길 옆 작은 집에서 태어났다. 1980년 1월, 서울 변두리 수유리로 온 가족이 이사할 때까지 광주에서 9년 2개월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소설가이자 문학 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집에는 항상 책이 쌓여있거나 뒹굴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책 속에 파묻혀 자랐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임철우 작가의 소설 ‘사평역’을 읽고 처음으로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렇게 숙명처럼 글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문학 인생 30여 년이 되는 올해. 그 이름 하나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바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다.
2024년 10월 10일. 한글날 다음날인 이날, 대한민국에 큰 감동과 기쁨이 쏟아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온 나라가 가슴 벅찬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한국 최초, 더구나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모두가 내 일처럼 기뻐하고 환호하고 감격하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광주 시민들의 기쁨은 더욱 깊고도 뜨겁다. 한강 작가가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의 햇살, 바람, 정서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특별한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오월 광주’를 이야기했고, 작가의 작품 속 광주의 이야기가 ‘노벨문학상’에 가닿았다는 기쁨과 감동 때문일 것이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 소설 <소년이 온다> 中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오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기존의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많은 작품이 5·18에 담긴 국가 폭력의 피해를 증언하고 고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소년이 온다〉는 그 고통과 상처 너머 인간의 존엄성에 주목한 작품이다. ‘간다’가 아니라 ‘온다’ 는 제목처럼 오월 광주의 인물들을 기억하고 부름으로써 그들의 영혼이 천천히 걸어서 우리에게 다시 오는 이야기다.
제목 속의 ‘소년’은 5·18 당시 도청에 남아있다가 진압군의 총에 맞아 죽은 열다섯 살 ‘동호’다. 작가는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80년 오월 광주에서 열흘 동안 벌어진 잔혹한 학살의 참상을 고통스럽게 되살려내고,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이야기를 대신 전한다.
죽은 사람들의 머리맡에서 일렁이는 촛불 하나하나가
고요한 눈동자들처럼 너를 지켜보고 있다.
몸이 죽으면 혼은 어디로 갈까, 문득 너는 생각한다.
얼마나 오래 자기 몸 곁에 머물러 있을까.
- 소설 <소년이 온다> 中
이 소설을 쓰기 위해 한강 작가는 2012년 겨울 고향 광주를 찾았고, 2013년 겨울을 지나, 2014년 봄에 소설을 완성했다. 그 시간 내내 또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고통과 불면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예상보다 더 처참한 진실을 마주하며 소설을 더는 이어갈 수 없었던, 완성하기를 포기하고 싶었던 시간도 많았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 계속 고통스러웠고요.
다 쓰고 난 지금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게 우리가 인간을 사랑해서 그런 거라는 거죠.
우리가 인간의 존엄을 믿기 때문에
“이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하게 되고 고통을 느끼는 거.
그 고통 속에 열쇠가 있는 것 같아요.”
-한강 작가. 2016년 광주트라우마센터 강연 中
소설을 쓰는 내내 한강 작가에게서 떠나지 않았던 인간의 본질에 대한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인간은 무엇이기에 이토록 잔혹한가, 또 인간은 무엇이기에 이토록 따뜻하고 존엄한가.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결국 한강 작가는 밝은 곳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질문에 치열하게 맞선 작가 자신과 함께 소설 속 동호가, 오월 광주가 이끌어준 길이었다.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 소설 <소년이 온다> 中
국가 폭력이 있었고 끔찍한 참상이 있었던 오월 광주. 하지만 그곳에는 그 폭력과 죽음을 뛰어넘는 뜨거운 연대와 배려, 포용과 사랑이 있었다. 그동안의 광주가 국가 폭력의 상징으로 갇혀있었다면 이제 오월 광주는 더 밝은 곳으로, 환하게 빛이 비치는 곳으로 나아간다. 노벨문학상은 어쩌면 한강 작가와 함께 〈소년이 온다〉속 동호와 정대, 선주, 은숙, 진수가 함께 받은 상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거야.
- 소설 <소년이 온다> 中
노벨상 수상 이후 한강 작가가 보여주는 행보도 감동을 더한다. 세계 최고의 상을 받았음에도 떠들썩한 축하 잔치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모든 겉치레를 사양하고,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폭력과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는 방법은 아마도 상처받은 이들을 다독이고 보듬어온 작가의 소설처럼 세상의 아프고 상처받은 이들과 함께하는 따스한 마음일 것이다. 또한, 80년 광주 시민들이 가장 어려운 순간 자신의 피를 나누고 주먹밥을 나눴던 연대와 포용의 마음, 지극한 사랑의 마음을 기억하는 일일 것이다.
눈물도 얼어붙는 너의 뺨에 살얼음이.
내 손으로 녹여서. 따스하게 해줄게.
내 손으로 녹여서 강물 되게 해줄게.
눈물도 얼어붙는 12월의 사랑 노래.
노래 <12월 이야기> - 한강 작사. 작곡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 ‘소년이 온다’ 속 동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한강 작가가 ‘소년이 온다’를 통해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처참한 국가폭력의 실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 밝은 빛을 따라간 이들의 뜨거운 연대와 용기, 사랑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러분의 마음을 밝힌 인생의 명대사는 무엇인가요?
인생의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작품 속 문장을 나눠주세요.
한강 작가의 글이 우리의 삶을 위로했듯,
당신의 한 줄이 누군가의 2025년을 밝혀줄 환한 빛이 될 것입니다.
좋은 구절은 나누고, 감동은 더하는 법
당신의 한마디로 2025년을 완성해 주세요.
#한강 작가를 만나는 특별한 방법
한강 작가는 소설뿐 아니라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면서, 자신이 작사 작곡 노래한 음반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유튜브와 한강 작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강 작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한강 작품, 뭐부터 읽어볼까.
스웨덴 한림원이 언급한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2021)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그 사건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통, 상실, 내적 갈등, 그리고 생존 본능을 탐구하는 한강 작가의 또 다른 역사적 비극을 다룬 작품
소년이 온다(2014)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계엄군과 맞서 싸우는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 그리고 그 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상처를 다룬다.
흰(2018)흰색이라는 상징을 통해 삶의 이면과 양면성을 탐구하며, 인간이 삶과 죽음, 상실과 재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깨달을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희랍어 시간(2011)말을 잃어가는 여인과 눈을 잃어가는 남자가 만나는 순간을 흑백 영화처럼 묘사한 소설. 침묵과 상실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회복하는 인간(2013)고통의 근원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회복의 속도가 더딘 사람들에게 진정한 회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 작품. 상처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고 치유될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그대의 차가운 손(2002)예술과 인간의 상처, 고독을 주제로, 예술이 단순히 창작의 과정이 아닌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상처를 반영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주는 작품.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 특별상영 소식
광주시는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및 광주독립영화관 활성화를 위해 한강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 두 편을 특별상영한다. 11월 5일 광주시 동구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되며, 광주독립영화관 누리집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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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에서 만나는 한강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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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마당(Pansori on stage)’에서 한강 작가가 낭송한 사운드(‘소년이 온다’ 일부 낭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