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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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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한바꾸
'동구인문학당'

동구인문학당 2022.07
글·사진 이슬하 작가
광주속삭임 7월 제55호 발췌
버려진 근대가옥,
인문학 입고 다시 태어나다

『 과거 건물 특징 살려낸 본채와 책방, 레지던시, 공유부엌 등
인문 관련 창작·교류 통해 인문도시 거점 복합문화공간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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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인문학당
다락방음악여행 프로그램 』

도시가 가진 인문자원을 기록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역사, 인문, 문화 등 소중한 자원들은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게 하는 주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무등산 자락의 다양한 문화 역사 자취를 통해 인문도시를 꿈꾸는 광주 동구. 주민이 행복한 인문르네상스 도시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중 동구 인문자원기록화 및 공유 사업 일환으로 올해 문을 연 공간이 있다. 동명동 카페거리 초입 서석교회 내에 자리한 ‘동구 인문학당’이 바로 그것이다.

"철거 위기 인문자산의 변신"

  •  7 이미지가옥 외경

동구 동계천로 168-5에 위치한 이곳은 5년 전까지도 주거지로 사용됐는데, 이후 방치되다가 상업적 공간으로 바뀌려는 것을 동구가 매입하여 리모델링 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1954년에 지어진 원래의 건축물은 한국, 일본, 서양의 건축 양식을 모두 볼 수 있는 아주 독특한 근대가옥이었다.

동구 인문학당은 예술인 38명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재탄생했다. 집주인 김성채 씨의 가옥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쓰일 수 있도록 저마다의 의미를 담은 매력 넘치는 공간들로 바꿔냈다.

동구 인문학당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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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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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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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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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부엌

‘별별기억’은 근대가옥이 간직한 유무형의 자원을 연구, 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품과 기록물 아카이브를 제작하여 가옥의 생활사적 가치를 새롭게 부여했다. ‘별별마루’는 다양한 연대와 모임을 가능한 공간을 상상하며 기획한 공간으로 채움보다는 비우는 행위에 주안점을 뒀으며, ‘별별다실’은 예술의 일상적 경험을 위해 공예의 전통적 쓰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또 ‘별별부엌’은 근대가옥 내 정자가 있던 자리로 파빌리온 형태의 공유주방을 지어 실내외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작업했다.

덕분에 획일화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는 도심에서 버려진 근대가옥 자원을 활용해 만든 이 공간이 인문 관련 창작과 교류가 자유롭게 이뤄지는 동구의 대표적인 인문 거점 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70년 세월의 흔적 간직한 본채”

  •  2 이미지본채 다실

  •  2 이미지본채 다실 앞 정원

한옥과 양옥집이 어우러진 형태를 살려 리모델링 한 본채에는 공간의 70년 세월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해방 후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일반주택으로 건물 왼쪽에는 별도의 입구와 손님맞이를 위한 현관과 거실을 둔 2층짜리 내부 목구조의 양옥이다. 채광을 고려한 ‘오르내리 창’과 계단 2층에는 다락방이 있다.

한옥부는 정면 4칸, 측면 2칸으로 사방으로 퇴가 있는 ‘ㄱ’자형으로 양옥 거실에서 각방, 부엌으로 긴 장마루가 놓여 있다. 전통한옥의 우물마루와는 다른 복도형이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일본주택 건축 특징을 반영해 조망과 방풍을 고려한 유리를 사용한 마루문도 특징적이다. 독립적이면서도 상호연계성, 기능성을 띈 양옥과 한옥의 어우러짐이 돋보인다. 일본식 건축과 서양식 건축을 비롯해 전통한옥의 장점을 살리고자 했던 근대 주택건축의 변화를 담은 시대적 유산으로서 귀중한 건축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본채에는 공간의 흔적과 인근 주민들의 생활사를 담은 아카이브 전시공간, 인문강좌와 인문동아리 활동을 위한 다목적 공간,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든 다실, 다락실 들로 구성되어 있다.

“인문학 가치를 나누는 신설 공간들”

붉은 벽돌로 된 굴뚝이 있는 정원을 사이에 두고 본채 건너편에는 인문관과 공유부엌을 새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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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인문학당 기후밥상

인문관 1층에는 동구의 동네책방들과의 협업으로 구비된 도서가 가득한 서가(시민책방)을 뒀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책을 읽음으로써 세대 간 통합을 높이고 인문도시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책과 결합하여 지역을 잘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도록 주제를 설정한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인문 프로그램 및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인문관 2층은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위한 작업실(레지던시) 공간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지역 활동가를 모집해 사용할 계획이다.

바로 옆 공유부엌에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조리기구 등 최적의 환경이 겸비되어 있다. 음식과 관련한 인문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며, 음식문화를 주제별로 설정한 이론교육과 요리 실습을 통해 지역의 오래된 기억 속 음식을 찾아 발굴하고 기록하도록 활용되고 있다. 음식을 통해 삶의 모습을 기록하고 함께 나누는 소통공간으로서 의미가 있다.

"다채로운 인문학 프로그램들"

인문 거점 공간답게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상설로 운영되는 ‘붉은 그 지붕엔 그리움이 깊었더라 展’은 동명동 근대가옥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시민책방’에서는 지역학 도서 및 독립서점 추천 도서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차를 직접 우려서 마셔보며 각종 공예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다실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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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전 광주MBC 별이 빛나는 밤에, CBS 음악FM DJ였던 DJ 문형식 씨와 함께 음악 속에 숨은 이야기로 함께 소통하는 ‘다락방 음악여행’과 환경과 건겅을 생각하는 요리를 만들어 보는 ‘바른먹거리 기후밥상’, 초의차문화연구원 원장 명은당 성화자 씨와 함께 다양한 계절 차를 우려내는 방법과 차 예절을 배우는 ‘동네명인1 동구다실’이 있다. 단, ‘영화인문학 극장’는 동구청 6층 대회의실에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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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지역 인문자원과 연계한 특별프로그램들도 색달랐다. 6월 한 달간 국내외에서 발간된 수백 종의 ‘어린왕자’ 관련한 도서 및 미술작품 전시로 주홍·고근호 작가가 참여한 ‘어린왕자특별展’과 동명동에서 3대째 전통한과를 만드는 수제 명인과의 요리실습 ‘동네명인3 전통한과’가 진행됐다. 5월에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기관들과 함께한 ‘5·18도서展’과 80년 오월을 기억하는 우리 모습을 추억하는 ‘동네명인2 영흥식당’이 진행되기도 했다.

도시의 과거를 간직한 공간에 그것이 가진 남다른 가치를 이해하고 도시와 사람 간의 공존을 위한 아이디어를 얹었다. 여기에 인문학을 더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의미 있는 변신을 마친 공간은 말한다. ‘오래된 집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다. 낯선 이가 살아온 집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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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인문학당 | 상시 프로그램

Ⅰ 붉은 그 지붕엔 그리움이 깊었더라
동명동의 근대가옥을 보존하고 활용한 건축 및 생활사 기록전시

Ⅱ 서가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책방 운영

Ⅲ 동구다실
다양한 차를 직업 우려서 마셔볼 수 있고 각종 공예 프로그램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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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인문학당

  • 화 ~ 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062-229-1709
  • 동구인문학당 광주 동구 동계천로 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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