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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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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성업
‘샤론꽃농원’

오래된 가게 2022.05
글·사진 김종구 에세이스트
광주속삭임 5월 제53호 발췌
“꽃의 가치를 디자인하고 알리는 화원”

언니 가게 이어 40년 째 운영…
큰 아들이 물려받을 ‘준비 중’
신선한 최상의 상품만 판다는 믿음으로 고객들 사랑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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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꽃농원 대표 현혜란

샤론꽃농원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있는 샤론꽃농원은 지난 40여 년 간 시민들에게 꽃의 아름다움과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샤론꽃농원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100년 가게’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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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백년가게 선정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샤론꽃농원은 1979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인근에서 문을 연 뒤 80년 5·18민주화운동을 거치면서 현재 위치로 옮겼다. 200여 평의 대지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각종 유실수와 화훼류 등을 키우고 보급해오며 오늘에 이르렀다.

농원에 들어서면 발을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놓은 화분과 꽃들이 반긴다. 이들이 새봄을 맞아 뿜어내는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는 행인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햇볕이 잘 드는 맨 앞줄에 놓인 다육식물들은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한발 가게로 들어오면 크고 작은 화분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벤저민과 홍콩야자 등 우리에게 친근한 것부터 이름도 생소한 식물까지 200여 종은 족히 넘을 듯하다. 농원 안쪽에는 20여 종의 생화들이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맨 끝에는 농원의 주인인 현혜란(60) 대표의 사무실이자 휴식공간이 자리 잡았다. 현 대표는 농원의 2대 주인이다. 창업주인 큰언니의 사업장을 지난 96년부터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샤론꽃농원이 오랫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성실과 신뢰’다. 신선한 꽃과 건강한 나무들을 판매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도와 습도, 빛과 바람을 조절해야 한다. 매일 들어오는 생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서는 하루 여러 차례 물을 갈아주는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이런 수고는 꽃을 받는 사람에게 최상의 상태로 전달하기 위한 배려다. 이 농원에는 꽃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그 흔한 냉장고도 없이 오롯이 자연상태에서 사람의 정성으로 식물들을 키우고 보관한다.

특히 매출을 올리거나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상태가 좋지 않은 꽃이나 나무를 헐값에 파는 등의 편법을 쓰거나 가격경쟁을 하지 않는다. 최상의 상품을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 원칙이다. 현 대표는 “상태가 좋지 않은 3,000원짜리 풍란은 10만 원을 들여도 살리지 못하지만, 1만 원짜리 정품은 1년만 잘 키우면 그 이상의 가치가 갖는다”라며 “신선하고 튼튼한 최상품을 권함으로써 고객과 신뢰를 쌓았다”라고 말했다. ‘이 가게 꽃은 오래 간다’ ‘언제든지 그곳에 가면 원하는 꽃을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아무리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도 다양하게 구색을 갖추고 있다.

시련과 어려움

40여 년을 성장해온 농장이지만 굴곡진 사연도 많다. 옆 건물 신축 때 난 불이 농장으로 번져 졸업식을 앞두고 들어놓은 많은 꽃들이 다 타고, 초강력 태풍이 불어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는가는 등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온갖 시련을 성실과 신뢰로 극복한 샤론꽃농원은 2005년 한국화원협회 은상,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 2011년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최우수상, 2017년 광주광역시장 표창 등 수많은 상을 받으며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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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꽃농원 대표 현혜란

현혜란 대표의 어린시절 성장기

현 대표는 어릴 때부터 너른 들판에 뛰어놀며 다양한 꽃과 식물을 접하며 성장했다. 자연과 함께 생활한 경험이 최상품의 꽃을 구매해 보관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 고교시절 1대 주인인 형부에게서 들은 꽃의 의미와 이야기를 고객들에게 전함으로써 단골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그는 “1대에서 꽃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2대에서 꽃을 이해하며, 3대에서 꽃의 가치를 알리고 화원이 됐으면 한다”라며 “꽃이 우리 삶에 주는 가치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샤론꽃농원의 3대 후계자

샤론꽃농원은 이제 ‘100년 가게’를 이어갈 3대 후계자가 계승 수업을 받고 있다. 현 대표는 “가게에서 부케를 만들다 큰아들을 출산했는데 아들도 타고난 색채감을 가졌다”라며 “큰아들은 꽃디자이너 자격증을 취득하고 유통과정을 익히는 등 전문과정을 거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샤론’이란 이름은 이스라엘 샤론평원에서 따온 것이다. 척박한 중동지역에서 보기 드문 기름진 땅으로 꽃과 식물들이 잘 자라고 인구밀집도가 높은 곳이다. 이 농원에는 항상 음악이 흐른다. 현 대표는 “꽃이 있으면 음악이 있고, 꽃과 음악이 있어야 기쁨이 있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꽃을 애경사 개념으로 소비하기보다 꽃을 선물함으로써 선한 영향을 주고 좋은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어르신들이 꽃과 식물을 키우며 대화하는 등 상호교감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원예 치유 효과가 나타난다”라고 덧붙였다.

화초류를 잘 키우는 방법도 설명했다. 화분이 놓일 곳이 아파트인지 주택인지, 남쪽인지 북쪽인지, 음지인지 양지인지, 온도와 환기 여부 등을 따져 그 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골라야 한다. 물은 아침에 흙 위에 주되 정수한 물과 생수는 안된다. 생화를 오래 보관하려면 꽃병에 물을 자주 갈아주고 매일 물러진 부분을 조금씩 잘라주면 된다.

현 대표는 “꽃을 선물할 때는 받는 사람의 품격이 담겨야 한다”라며 “100년 가게를 이어갈 아들이 단순하게 꽃을 파는 것을 넘어 꽃에 담긴 가치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샤론꽃농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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